시와 음악

양단 몇마름--박은옥

poongkum 2011. 7. 19. 20:52

시집 올 때 가져온 양단 몇 마름 옷장 속 깊이깊이 모셔 두고서 생각나면 꺼내서

만져만 보고 펼쳐만 보고 둘러만 보고 석 삼년이 다가도록 그러다가 늙어지면

두고 갈 것 생각 못하고 만져 보고 펼쳐 보고 둘러만 보고 시집 올때 가져온 꽃신

한 켤레 고리짝 깊이깊이 모셔두고서 생각나면 꺼내서 쳐다만 보고 닦아도 보고

쓸어도 보고 석 삼년이 가도록 그러다가 늙어지면 두고 갈 것 생각 못하고 만져보고 쳐다보고

닦아도 보고 만져 보고 펼쳐 보고 둘러만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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