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눈--오세영

poongkum 2011. 7. 19. 20:40

눈 ㅡ오세영


순결한 자만이 자신을

 낮출 수 있다.

자신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은

남을 받아들인다는 것.

인간은 누구나 가장 낮은 곳에

설 때 

사랑을 안다.


살얼음 에는  겨울,

추위에  지친 인간은 제각기

자신만의 귀가 길을 서두르는데

왜 눈은 하얗게 하얗게

내려야만 하는가.


하얗게 하얗게 혼신의 힘을

기울여 바닥을 향해 투신하는

눈,

눈은 낮은 곳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녹을 줄 안다.


나와 남이 한데 어울려

졸 졸 졸 흐르는 겨울물 소리.


언 마음이 녹은 자만이

사랑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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