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줄타기 / 김종헌 위태롭기는 땅위에서나 줄위에서나 매한가지 차라리 한 발 한 발 조심스러운 외줄이 마음 편하다. 어차피 잡을 것 하나 없는 몸이라서 한줄기 바람에도 흔들리는 삶이라면 허공이 익숙해 질 때까지 식은 땀 흘리며 살아가는 수밖에, 외줄위에 올라서면 땅위에서 몰랐던 것들 알게 되리니, 바람이 불어오는 정확한 방향을 지금 서있는 분명한 위치를 내가 가야할 곳을 허공을 치면서 중심을 잡는 법을 바람을 바람으로 다스리는 법을 발끝을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앞을 보고 가는 것임을 흔들리면서 흔들리면서 알게 되리니, 살아간다는 것은 누구나 혼자서 타는 외줄 외줄 위에 다른 길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