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모음

어머니의 흰머리

poongkum 2007. 1. 13. 22:03

툇마루 한 귀퉁이로 봄볕이 스물스물 기어드는
오후가 되면,
어머니는 목침을 베고 제 앞에 누우십니다.
"하나에 1원씩이다."

모든 게 귀하던 그 시절,
어머님의 힌 머리카락은 제 종이딱지도 되고
눈깔사탕도 되었지요.
힌 거 세 개에 검은 거 한 개
검은거 보다 힌 게 적은걸 아쉬워 했던
철없던 막둥이.

어머니 머리에 소복히 하얀 눈이 내린 지금.
어머니의 젊음을 다시 돌려 드릴 수 만 있다면,
당신의 젊음을 먹고 자란 못난 아들이
뒤늦은 후회를 합니다.

어머니의 힌머리
진정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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