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모음

깊어져 가는것

poongkum 2007. 1. 13. 21:53
 

이맘때쯤이면
깊어가는 것은 겨울밤만이 아니다
거리마다 그리움이 별똥별처럼
불빛마다 잿빛 술병처럼 슬픈 사랑이
뚝뚝 깊어간다
두 갈래 길 가른 유리창 너머
나를 바라보는 네가 너를 기다리는 내가
오지 않는 인연으로 깊어만 간다
사랑을 잃었거나 사랑을 기억하거나
기다리는 모든 것들이
멀어지는 사연 속에 잊혀지고
만나고픈 기별은
내 숨소리 따라 달려오는 네 푸른 발자국 위에
차곡차곡이 깊어간다
고립의 시간 속에서 우리가
지금도 훗날에도 이맘때쯤을
차가운 겨울밤 겨울별 속으로
두둥실 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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