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쯤이면
깊어가는 것은 겨울밤만이 아니다
거리마다 그리움이 별똥별처럼
불빛마다 잿빛 술병처럼 슬픈 사랑이
뚝뚝 깊어간다
두 갈래 길 가른 유리창 너머
나를 바라보는 네가 너를 기다리는 내가
오지 않는 인연으로 깊어만 간다
사랑을 잃었거나 사랑을 기억하거나
기다리는 모든 것들이
멀어지는 사연 속에 잊혀지고
만나고픈 기별은
내 숨소리 따라 달려오는 네 푸른 발자국 위에
차곡차곡이 깊어간다
고립의 시간 속에서 우리가
지금도 훗날에도 이맘때쯤을
차가운 겨울밤 겨울별 속으로
두둥실 깊어져
'글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직은 (0) | 2007.01.13 |
---|---|
내나이 마흔에 (0) | 2007.01.13 |
바다에게 나의 연인에게 (0) | 2007.01.13 |
세모에서 (0) | 2007.01.13 |
이겨울의 축복처럼 비가 (0) | 2007.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