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박사 근황
내가 우리 주방 이모들 손맛에 살아요.” 구내식당에서 늦은 점심 식사를 마친 황우석 박사는 주방 쪽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표정은 한결 온화해졌고 자신을 ‘국민 사기꾼’이라며 셀프 디스하는 대목에선 여유로운 위트까지 느껴졌다.
하지만 독보적인 특허 기술을 갖고 있는 개 복제 과정과 성과를 얘기할 땐 눈빛부터 달라졌다.
영화 ‘제보자’의 가려진 주인공이기도 한 그가 대한민국을 뒤흔든 지 벌써 11년. 최근 황우석 박사의 복제견을
기증받으며 인연을 맺은 대경대학교 관계자들과의 초청 모임에 동참해 황우석 박사의 근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5시간 견학 동안 복제견 출산 과정도 구경할 수 있었다. 비서 없이 어디든 직접 무전기를 휴대하고 있는 모습이 특이했다.
황우석 박사는 “지금 대경대 총장님 5분 후 도착합니다”, “3층 브리핑실로 안내 부탁드려요”라며 상황 발생 때마다 직접 무전을 보냈다.
“어제 아랍에미리트에서 하루 일찍 귀국했다”고 말문을 연 황우석 박사는 “왕세자비를 위해 동물 복제를 해드리고 왔어요.
저희 연구팀을 위해 직접 비행기까지 보내주셨어요. 동물 복제 중 개 복제가 가장 어렵습니다.
돼지, 사슴, 심지어 사람 보다 힘든 게 바로 개에요.” 서울대 파면 후 오히려 외국에서 인기가 좋은 그는
“제가 북한에도 한번 갈 뻔 했었다”며 일화 한 토막을 소개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제안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청을 받았지만 막판에 마음을 바꿨다고 한다. 정동영 장관은
“이제 와 못 간다고 하면 내 입장이 뭐가 되냐”며 난처해했지만 직접 대통령을 만나 “죄송하다. 북한에는 못 가겠다”고 말했단다.
“혹시 압니까? 국방위원장이 자신을 복제해달라거나 갑자기 무리한 부탁을 할 수도 있잖아요.
세상 일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못 간다고 틀었죠.(웃음) 북한도 복제 기술이 뛰어납니다.
토끼까지 성공한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러면서 “우리나라 공무원들 일 열심히 합디다”라며 화제를 돌렸다.
“유럽의 한 나라 대통령 아들이 죽었는데 지금 냉동 보관돼 있어요.
저한테 복제 의뢰가 들어왔는데 국정원에서 어떻게 알고 바로 찾아왔더라고요”라고 말해 호기심을 자아냈다.
“박사님, 그거 하시면 절대 안 돼요”라고 말리기에 “걱정 마시라. 안 한다”고 얘기했죠.
불법 복제 파문이 벌어졌을 때 병원에 입원한 것도 국정원 작품이었다고 한다. 자해를 우려한 궁여지책이었다.
“모두 제 허물 탓입니다. 이제 와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연구 총책임자는 저였고 중간에 누가 허위 보고하고 조작했어도 그걸 바로잡지 못한 것 역시 잘못이죠.
하지만 11년 전 줄기세포 사태 때 자체 조사진 중 줄기세포를 직접 본 사람이 한 명도 없고,
6명의 의대교수 중 사람 난자를 본 사람이 없다는 건 아쉽습니다.”
그는 서울대 의대 몇몇 교수들을 거론하며 당시 자신의 연구 실적을 못마땅해 하는 분위기가 가득했고
그 점이 동료 과학자로서 가장 마음 아프다고 했다. 교수 사회의 시기와 질투, 밥그릇 싸움이 논란의
도화선이 됐다는 항간의 추측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었다.
그러면서도 “제 뒤를 이어 2호, 3호 석좌 교수들이 나오는 건 너무 기쁘고 반가운 일”이라며 흐뭇해했다.
황우석 박사는 “두바이에서 요청받은 1만 년 전 개 복원 작업에 이어 요즘 러시아를 자주 오간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의 숙원 사업인 멸종된 매머드 복원 때문이다.
연간 6,000만 명의 관광효과가 기대되는 매머드 복제를 위해 매머드 신체 일부에서 세포를 추출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역시 한국 언론은 서울대 교수들을 내세워 제가 또 쇼를 한다고 합니다.
괜찮아요.(웃음) 그렇게 본다면 어쩔 수 없죠. 그리고 쇼 맞아요.
하지만 인간이 달에 착륙하고 손바닥 크기의 휴대폰으로 TV를 보고 지구 반대쪽 사람들과 SNS를 할 거라고 누가 예측했습니까.
과학자는 불가능의 영역에 도전하는 사람들입니다.
” 황우석 박사는 해외에서도 특히 국방 안보 분야에서 독보적인 실력자로 통한다.
특수 작전에 투입되는 훈련용 개 복제의 세계적인 권위자이기 때문이다.
빈 라덴 사살 작전에 활용된 미국 네이비씰 소속 침투견 브랑코를 100두 이상 복제해 미국에 건넨 인물도 그였다.
적외선 투시 장비와 백악관과 연결된 송수신기를 장착한 채 낙하산으로 적진에 침투해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견의 뛰어난 DNA를 보존,
확산시키는 것이다. 중국에 머물 때 인민총국 관계자들이 은밀히 호텔까지 찾아와 “우리한테도 두 마리만 달라”고 한 게 바로 브랑코였다.
“지난 번 프랑스 테러 때도 복제견들이 맹활약했어요. 범인들 색출하고 피해 상황을 빨리 파악할 수 있었죠.
덕분에 당시 경찰과 민간인이 한 명도 안 죽었어요.
러시아 FSB도 특수견을 달라고 하지만 미국과의 협약 때문에 안 돼요.
다만 한국 경찰에는 미국의 양해를 구한 뒤 40구를 줬죠.
” 이 개들은 경찰청 폭발물 탐지견과 인천공항 마약 탐지견으로 임무를 수행중이다.
부녀자 납치와 실종 사건 때도 피해자 속옷 냄새를 맡게 한 뒤 이들의 행방을 찾아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야산에서 자살한 경남기업 성완종 회장의 사체도 황우석 박사의 개들이 가장 먼저 발견했다고 한다.(사진=황우석/뉴스엔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