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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성 진통제
poongkum
2014. 9. 27. 06:43
마약성 암성통증 치료제의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해 비소화합물을 이용한 비(非) 마약성 통증 치료제 개발에 나선 국내 중소기업이 있다. 주인공은 오랜 기간 동물용 백신 분야에서 기술력을 축적해 온 코미팜이다. 코미팜은 자사가 개발 중인 코미녹스(PAX-1)가 마약성 진통제의 대안으로 인정받게 될 경우 '블록버스터급' 신약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미팜은 현재 유럽 의약품청(EMA)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규정에 따라 호주에서 코미녹스 임상시험에 나섰다. 임상시험은 10곳의 기관에서 4주 동안 1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회사는 9월부터 국내에서도 동양인을 대상으로 한 인종간 임상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며 임상기간은 6개월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미팜은 충청북도 오송에 코미녹스 공장 신축에 나섰다. 판매승인도 받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공장을 투입해도 되느냐는 세간의 물음에 대해 코미팜은 "생산설비도 갖추지 않은 채 판매승인을 요청하면 누가 들어주겠는가"라며 "임상시험은 물론 판매에 앞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결정"이란 입장을 내놓았다.
◇ 마약성 암성통증 치료제, 현재까지 "답 없어"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암성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말기 암환자의 경우 90% 이상이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 이들을 위해 국제보건기구(WHO)는 '진통제 사다리'라는 치료법을 만들었다. 비마약성 진통제로 시작해 약한 마약성 진통제를 거쳐 강한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는 3단계 치료법이다.
WHO 연구결과에 따르면 환자들이 비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한 기간은 20일 미만에 불과하다. 환자들의 50% 가량이 진통 효과가 없다는 이유로 사용을 중단한 까닭이다. 이후 약한 마약성 진통제를 한달 가량 처방받지만 92%의 환자들이 강한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마약성 진통제는 다양한 부작용을 낳는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변비와 메스꺼움, 구토, 발진, 두드러기, 가려움증, 정신혼탁, 저혈압, 호흡곤란, 심장마비 등이다. 부작용은 마약성 진통제를 투여하는 양이 늘어날수록 비례해 증가한다. 내성 탓에 갈수록 사용량을 늘려야 한다는 점도 문제다. 이같은 이유로 WHO는 가급적 마약성 진통제 사용을 자제하라는 입장이지만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 코미팜, 비소화합물 이용한 암성통증 치료제 '코미녹스' 개발
코미팜은 10여 년 전부터 비소계열 화합물을 이용한 신약 개발에 나섰다. 비소는 많은 장점을 갖고 있지만 이에 버금가는 부작용 탓에 신약에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코미팜은 오랜 연구 끝에 비소의 치명적 부작용을 극복할 수 있는 화합물을 발견했다.
코미팜은 여러 차례의 임상시험을 거쳐 이 화합물이 다수의 암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암성통증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점에 착안, 비마약성 암성통증 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 이 치료제가 바로 코미녹스다.
코미녹스는 유전자 조절 단백질인 'NF-kB(Nuclear Factor-kappaB)'에 영향을 미쳐 염증과 통증을 제어한다. NF-kB는 세포의 생존, 면역반응 등에 광범위하게 작용하며 암세포의 텔로미어를 녹여 암세포를 죽이는 기능도 갖고 있다.
코미팜은 초산을 주사해 통증을 유발시킨 실험용 생쥐를 통해 코미녹스의 진통효과를 확인했다. 발에 포르말린을 주사한 생쥐에서도 진통효과가 나타났다. 실험용 개를 대상으로 13주 동안 진행한 반복 투여 실험에서는 체중감소와 사료섭취량 감소가 없었고 안(眼), 요(尿), 심전도, 혈액생화학, 혈액응고, 조직병리 검사에서 별다른 독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코미팜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코미녹스 임상시험에서도 효과를 확인했다. 간암과 담도암, 소세포폐암, 악성림프종 등에 대한 항암효과가 밝혀졌으며 통증완화로 인해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
코미팜 관계자는 "코미녹스는 그동안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한 바로 내성이 없고 항암치료에 사용하는 용량의 절반으로도 통증치료 효과가 탁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는 부작용 발생 여지가 사실상 없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마약성 진통제와 달리 부작용 완화를 위한 보조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으며 경제적이고 경구용으로 편하게 복용할 수 있다는 점은 코미녹스의 독보적 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
◇ 임상시험 결과 따라 신속판매승인 기대
코미팜은 코미녹스에 대한 항암제 임상시험은 물론 항암 치료제 임상시험도 진행 중이다. 임상 결과에 따라 코미녹스가 신속 판매승인(Fast Track) 제품으로 승인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11년 한 벤처기업이 개발한 정맥주사용 암성통증 치료제가 1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24%의 효과를 내자 신속 판매승인 허가가 내려졌다.
코미녹스 임상시험은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담도암 임상 2상이, 한양대 병원과 순천향대 병원에서 간암 임상이 각각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부산대 병원이 임상시험에 참여했다. 악성림프종 임상은 한양대 병원과 서울삼성병원에서 실시하고 있으며 서울대 병원에서도 임상을 준비 중이다.
암성통증 치료제 임상은 EMA와 FDA 규정에 따라 호주에서 진행 중이다. 회사는 임상시험 속도를 볼 때 올해 말이면 시험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험은 10곳의 병원에서 1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4주 동안 진행된다. 서양인과 동양인의 서로 다른 인종적 특성을 고려, 9월 말부터는 국내에서도 임상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신속 판매승인은 기업보다는 환자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며 "코미녹스는 비교적 많은 1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까닭에 결과에 따라 신속 판매승인 품목으로 인정받기에 충분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1000만 명이 넘는 환자가 암성 통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코미녹스가 마약성 진통제의 대안으로 인정받는다면 세계 최초로 항암작용을 하는 비마약성 암성통증 치료제라는 신약 개발 쾌거를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