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음악

새벽의 사람들

poongkum 2011. 7. 19. 20:26

어둠을 툭툭 차보지만
쉽게 물러설 것 같지 않다
삶의 무게에 비하면
아침은 얼마나 쉬이 찾아오는가
깜박이는 담뱃불 끝에 매달린 의욕
막걸리 한 사발에
김치 몇 조각의 흥정을 위해
팔뚝에 힘을 주어야 하지만
자꾸 무너져 내리는 자존심은
가난보다 괴로운 것이다

어차피 인생은 외상으로 사는 것
선택받지 못한 하루는
취할 자유마저 빼앗기고
비울수록 채워지는 것은 허기뿐인데
녹슬은 철학은
골방에서 침 뱉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비워야 되는 거라고

또 다시
새벽의 문이 열리고
어둠 속에서
고픈 눈망울을 굴려야 하는 사람들이
부시시 하루를 지고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