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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과 산빛

poongkum 2007. 3. 18. 23:40


 달빛과 산빛 / 崔沆(최항)의 絶句
滿庭月色無煙燭 (만정월색무연촉)
入座山光不速賓 (입좌산광불속빈)
更有松絃彈譜外 (갱유송현탄보외)
只堪珍重未傳人 (지감진중미전인)

뜨락 가득 달빛은 연기 없는 등불이요
자리 드는 산빛은 청치 않은 손님일세
솔바람 가락은 악보밖을 연주하니
보배로이 여길뿐 남에겐 못 전하리


뜨락에 달빛이 흥건하다.
대낮같다
자리를 깔고 앉으니
청한 일 없는 청산이
슬그머니 엉덩이를 걸치며 자리로 든다.
달빚 등불을 밝히고 마주 앉은 손님도 있으니
잔치의 구색이 갖춰진 셈인데 풍악이 없을 수 없다.
겅중겅중 솔가지 사이로 바람이 지나면서
악보로는 잡을 수 없는 가락을 들려준다.
산속의 호젓한 삶이지만 이런 뜻밖의 기쁨이 있다.
이 보배로운 기쁨을 남에게도 알려주고 싶지만
나는 아직 그 방법을 모르겠다.
말해주어 봤자 그들은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할테니 말이다. / 정민의 한문학중에서


 MB's OPL

몽~~이
학교다닐때 방학을 이용해서 공부한다고
대전 인근의 사찰에서 몇달씩 생활한 적이 
있었다.
깊은 
산곳에 있는 절이니 보름날의 달빛은 그야말로
대낮처럼 밝았다. 경치가 아름다울수록 마음이
우울해지고 슬퍼지는 이유는 무엇이었던가?
아마도 혈기왕성한 그때 청승맞게 산속에서
달빛감상을 하니 그럴 수 밖에~~~
그 시절은
참 견디기 힘든 경치였지만, 지금 그런 경치를
즐길 수 있다면 참으로 행복한 느낌일 것이다.
오늘 새벽
며칠만에 하늘이 맑고 푸르다. 새벽공기는
차가웠지만 상큼하다. 맑은 하늘 서편에
둥근 달이 빙그레 웃고 있었다. 사람도 며칠
못보면 궁금하였는데 하늘도 달도 며칠만에 
보니 참 반갑다~~~^.^
조용히
차 한잔 마시면서 마음을 달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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