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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심

poongkum 2007. 1. 13. 21:59


내 비질 한번에 개미가 죽었다
무턱대고 마당쓸다 개미가 죽었다
몸둥이가 꼬여 바둥거리다 동작이 멎었다
끓어 오르는 유황불의 고통일께다

내가 죽였다
개미를 내가 죽였다
순간의 죄책감은 내 목을 조여오고
숨이 끊길만한 번뇌는 땀구멍을 파고든다

그토록 값있는 생명이
나같이 하찮은 무지에게
다시는 회복될수 없는
슬픔을 느끼며 사라졌다

난 개미에게 악을 심어줬다
날 증오하는 악 말이다
이런 무의미한 삶을 계속 이어야 하는지
내 정수리는 엉키어 사고가 마비된다

난 어떻게 하나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나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잡념이 목구멍에 넘칠수록
한 많은 상심이 날 뒤흔든다


배경음악:외길<어니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