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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poongkum
2007. 1. 13. 21:54

어느날
내 속에
바람이 들어
갈퀴 질을 마구 해 대더니
제법 쌓인 것이 한 무더기다
보고 느끼며 사는 것
스스로 변하는 계절처럼
일평생 써도 목마름일까
겉과 같은 것
아직 스며 들지 못한 물처럼
메마른 땅 몸 적시는 일이었다
여물지 못한 씨는 싹을 낼 수 없듯
내가 온전히 땅에 뿌려져
자연의 숨 고르는 소리 들으며
바람 에게라도 살아가며 물어볼 말이 있다
싹을 틔우기까지는
아직은
아직은
때 이른 봄이라고
찬 바람이 날 붙잡아 둔다